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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일기

빨래를 하며 빨래를 하며 팽팽한 이불 호청 같은 이 가을의 아침 삶의 군살과 작별하는 1시간 남짓의 노동이 나에게는 기쁨입니다. 삶에는 아직 희망이 살고 있었습니다. (2009.10.11. 이른 아침에 빨래를 하던 기쁨을 누리다가) 더보기
꿈을 실천하는 교사로 살고 싶다 꿈을 실천하는 교사로 살고 싶다 나 그리고 학교 저는 올해로 교직 12년 차의 평범한 초등 교사입니다. 이전에 근무하던 학교에서 아이스하키 팀을 4년간 운영하면서 아이스하키가 아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고 훌륭한 운동이라 생각했습니다. 마침 아이스링크장도 가까운 곳에 있고, 아이스하키를 해 보면 아이들에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근 온 학교에서도 팀을 만들었습니다. 김제 용동초등학교는 2010년도에 작고 아름다운 학교로 선정되었습니다. 한때 전교생이 20명도 안되는 폐교 위기의 학교였지만 여러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학교 경관이나 시설, 학습 분위기가 좋아져 지금은 작고 아름다운 학교가 되었습니다. 전교생은 49명이고, 그 중에 우리 아이스하키 팀 소속의 학생들이 19명입니다. 시골 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서 .. 더보기
당신의 힘으로, 당신의 빠르기로 ! 당신의 힘으로, 당신의 빠르기로 ! 몸에서 힘 빼기 바쁜 업무들이 지나가고 한가할 즈음이 되면, 저희 학교에서는 배구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합니다. 학교에 강당이 있고, 교장 선생님이 운동을 좋아하셔서 자주 하곤 합니다. 남자 교사들은 눈이 마주치면 오늘 배구하자는 말이 인사말이 되곤 합니다. 저는 왼손잡이인 관계로 운 좋게 오른쪽 공격과 블로킹을 주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엔 스파이크를 거의 못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배구를 가끔 해 봤고, 교생 시절 배구할 때면 스파이크 잘한다고 칭찬도 받았는데, 그 이후에는 해 본 적이 없어서인지 전혀 타점에 대한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혼도 나고, 욕도 먹곤 하다가 아예 토스가 오지 않는 상황이 오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네트 앞에 서 있는 관계로 간혹 .. 더보기
괴물 아줌마 쌤의 계속되는 교사도전기 17 괴물 여름 장마 장마라고 하지만 매년 그 정도가 거칠어져 가고 있는 듯하다. 베란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사뭇 두렵다. 깨 있었는지 남편이 생각을 보탠다. “살아 있는 생명체야. 분노한 생명체.” 그러고 들으니 정말 창문을 부수고 들어올 듯 연신 걷어 차기를 멈추지 않는다. 비 때문에 잠이 어수선했던 탓인지 눈을 떴을 때는 7시. 늦었다고 발을 동동 구르는 큰아이를 보며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학교에서 문자 온 거 있나 봐. 비가 이렇게 오는데 어떻게 학교 가?” 그런데 바로 날라 온 대답 “없어.” 남편이 또 생각을 보탠다. “가지 마. 위험해.” 학교생활 내내 개근했다는 것이 아이들 나무랄 때 늘어놓는 자랑거리 중에 하나인데, 남편에게도 20층 창문을 죽어라 두.. 더보기
자전거 도둑놈들 자전거 도둑놈들 없어진 나의 자전거 할 일이 많거나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서 바쁜 때에는 꼭 물건을 한 가지씩 잃어버린다. 돈을 잃어버릴 때도 있고, 중요한 물건이나 문서를 잃어버려 난감할 때도 있다. 아니면 심각한 실수를 너무 쉽게 저지르기도 한다. 손자들을 돌보느라 척추에 병이 생겨 장모님이 수술을 받으시고, 아기들은 장모님이 없는 탓인지 병치레를 자꾸 할 때, 자전거를 교회 주차장에 세워 둔 채 며칠이 지났다.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주차장을 관리하는 집사님이 계시고, 자전거에 번호 자물쇠도 있어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자전거를 찾으러 갈 틈이 나지 않아 일주일 넘게 자전거를 찾아오지 못했다. 자전거를 찾으러 간 날. 아무리 교회 주차장을 둘러보아도 자전거가 보이지 않았다. 관.. 더보기
1박 2일, 학생 전도 캠프 ! 교육 실천 이야기 5 1박 2일, 학생 전도 캠프 ! 2010년 봄, 참으로 오랜만에 1박 학생 전도 캠프를 새로이 꾸리면서 TCF 선생님들은 많은 것을 다 하려고 하지 말고, 근본 취지를 잘 살리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최종적으로 캠프의 모습을 ‘잘 놀고, 잘 먹고, 잘 듣기’로 그렸을 때 나는 내심 ‘좀’ 감탄했다. 아무래도 선생님 집단은 학생들을 모아 놓으면 자꾸 가르치려는 성향이 있다. 전도할 거면 전도만 잘하면 되는데 뭘 자꾸 주입시키려고 하면 캠프를 할 이유는 실종될 것이고, 그러면 난 빠져야지, 생각했다. 그러나 이렇게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의 마음을 배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실 때 괜히 선배가 아니시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올해도 전도 캠프를 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난 속으로 생.. 더보기
우리 서로 기다려 주자 담임 엄마의 말랑말랑 연애편지 14 우리 서로 기다려 주자 이 여 진 나 상담 끝낸 교사야 드디어 상담의 끝이 보인다. 음화화홧! 너희들은 나의 이 희열을 모를 것이다. 마지막 상담이 끝나는 순간 담임이 느끼는 감동이란…. 냐하하. 한 열 명 정도까지는 괜찮은데, 그 이상 넘어가면 점점 기력이 쇠잔해지면서, ‘아, 오늘은 딱 10분만 상담해야지!’ 음흉한 마음을 먹지. 그런데 또 해 보면 그게 그렇지가 않아. 자꾸만 욕심이 생긴다. 비록 내가 가진 것들이 보잘것없다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중요한 것을 말해 주고 싶다는 욕심. 위로와 희망을 담아서. 자신의 인생을 조금이라도 더 소중하게 생각하라고 협박(?)하면서. 스무 명이 넘으면 자기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아, 그만 두고 싶다!’ 하는 사악한 욕망. .. 더보기
사람들이 무서운 말없음표 공주님#2  교단 일기 최우수 사람들이 무서운 말없음표 공주님#2 장 종 심 딸을 안 키워 봐서 집으로 가려다가 말없음표 공주님 집에 가정 방문을 가기로 했다. 할머니와 통화를 하고 집 근처인 듯한 곳에 주차를 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오빠를 불러내었더니 남매가 다정하게 손을 잡고 나왔다. “선생님, 우리 방을 못 닦았어요.” “그래? 선생님이 가면 미리 방을 닦아 놔야 되는 거야?” “네, 그래요.” 별 걱정을 다한다. 할머니 거동도 불편하시고 집안 사정도 어려운 듯해서 의료 보험 영수증을 찾아서 아이 편에 보내 주면 급식비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좋아하셨다. 아이가 항상 같은 옷을 입고 오는데 갈아입을 옷이 없는지 조심스럽게 여쭈었더니 공주님이 쪼르르 방으.. 더보기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  교단 일기 우수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 홍 진 영 가을이의 행복 올해 들어 좋은교사운동에서 실천하고 있는 가정 방문을 본격적으로 알게 되었다. 나도 한번 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학교 분위기도 그렇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여 막상 엄두도 못 내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 기회가 왔다. 학교에서 추진하는 교육 복지 사업의 일환으로 몇몇 아이들의 가정 방문을 공식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 반 가을이네 집만큼은 어떻게 해서든지 꼭 가보리라는 나의 마음이 아마도 하나님께 전해졌나 보다. 가을이는 3월부터 지금까지 숙제를 제대로 해 온 적이 거의 없다. 아마 가을이에게는 ‘안 한다’는 표현 보다 ‘못 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학기 초에는 가을이를 이대로 놔두면 안 될 것 .. 더보기
나의 가룟 유다들 #6 수나미의 쓰나미 제자 양육 6 나의 가룟 유다들 #6 찬양 리더 아이들과 결별해 버리고 참 막막했습니다. 캠프에서 찬양 팀을 하기로 약속을 해 놨는데 이제 어떻게 하나? 못 한다고 해야 하나? 아버지 사랑 내가 노래해, 아버지 은혜 내가 노래해, 그 사랑 변함없으신, 거짓 없으신, 그 사랑, 사랑… - CCM (작은 사람들) 중에서 - 나의 베드로들 그러나 여기에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부흥고 졸업생 건기, 선화여자상 졸업생 지혜. 이 두 명의 아이들은 지금까지도 인천 지역 기독 학생 연합 예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커다란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현재 인천 지역 기독 학생 연합 모임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해 주고 있는 부평고 저의 첫 제자인 순범이와, .. 더보기